한국이론사회학회 회장 하홍규입니다. 회에 취임하면서, 저는 ‘사회학 이론’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사회학 이론’은 실재를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자들의 활동입니다. 사실 저는 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론 구성은 곧 ‘이론 하기’(doing theory)입니다. 사회학 이론은 곧, 사회학자들의 실천적 활동(practical activity)입니다. 그런 뜻에서 우리 이론사회학회는 우리 회원들이 함께 이론 활동을 하는 장소입니다. 제가 이론사회학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갖는 첫째 소망은 바로 우리 학회가 회원들이 함께 이론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는 장소가 되는 것입니다.
클리퍼드 기어츠가 문화에 대하여 말한 것에 영감을 받아 이론에 대해서도 말하자면, 사회학 이론은 사회에 ‘대한(of)’ 이론임과 동시에 사회를 ‘위한(for)’ 모델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이론사회학회 회원들이 우리 사회에 대한 모델을 구성해 감과 동시에 혼돈과 위기 가운데 있는 우리 사회를 위한 모델을 함께 구성해 가길 기대합니다. 매달 열리는 삼토회와 연례학술대회가 바로 우리 사회를 위한 모델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는 자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모두 함께 해 주십시오.
저는 우리 학회에서 펴내는 학술지가 우리 학회 회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동인지와 같은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학술지가 한국연구재단의 평가를 받으면서, 학술지마다 가지는 아니 가져야 하는 독특한, 고유한 색깔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정해진 기간 내에 논문을 내야 하는 압력 아래 있는 학자들이 그 기간 내에 순조롭게 출판할 수 있는 학술지를 쇼핑하듯이 찾아다니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이론사회학회가 펴내는 <사회와 이론>은 우리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회학 이론 학술지로서의 고유한 성격을 분명하게 드러내면 좋겠습니다.
우리 이론사회학회 회원들의 걸음걸음에 발맞추어 동행하겠습니다. 때로는 앞서 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2월 20일
하홍규 올림